크라우드 펀딩이 무서운 시대다. 대규모 자본의 개입 없이 뭇 게이머가 십시일반으로 가능성 있는 게임을 길러낸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정성스레 물을 준 곳에서 썩은 싹이 자라는 악례가 너무 많았다. 개발 일정이 끝도 없이 늘어지거나, 당초 목표에 미달하거나, 전혀 방향성이 다른 결과물을 내놓거나, 최악의 경우 무한정 잠수를 타기도 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말 그대로 투자(Funding)이기에 환불조차 어려워 더 큰 논란을 낳았다.
지원플레이그라운드는 올해 초, 이러한 악조건을 뚫고 '젤터(Zhelter)' 킥스타터 펀딩을 성황리 마무리했다. 최소 목표액으로 설정한 2만 달러(환화 2,460만 원 가량)를 훌쩍 넘겨 6만 6,447달러에 달하는 후원을 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좋은 게임으로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거나, 크라우드 펀딩을 걸러야 할 또 하나의 이유로 남거나 뿐. 그 첫 번째 기준은 당장의 완성도보다, 약속한 일정대로 착실히 개발과 테스트를 이행하느냐가 핵심이었다.
그리고 지원플레이그라운드는 약속을 지켰다. 3월부터 대대적으로 번진 코로나 유행 탓에 개발이 난항이었을 터인데, 예정대로 5월 초 BETA 버전을 배포했다. 비록 100% 완성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좋은 출발인 셈이다. 다만 금번 BETA 버전은 이제 토대를 다진 정도로 정석적인 리뷰는 시기상조라 판단하여, 초반 플레이가 어떤 모습인지만 가볍게 살펴보고자 한다. 본문 내용 외에 ‘젤터’에 대한 정보는 앞서 진행한 인터뷰 기사로 갈음하겠다.
※모든 이미지는 클릭 시 원본 사이즈(1920x1080)로 확대됩니다.
대충 "아직 만드는 중이니 문제가 생겨도 이해해달라~"는 안내문.
24평 투룸에 침대 하나 놓고 사는,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추구하는 주인공.
왼쪽 하단에 보면 피로, 갈증, 허기 게이지가 있다. 개수대에서 물을 마셔주자.
캐릭터나 문의 움직임에서, 픽셀 아트풍 그래픽으로 보이지만 기반은 3D임을 느낄 수 있다.
밖에 나오면 도끼 한 자루와 사과 두 개가 반겨준다. 스페이스바로 획득 가능하다.
이런 장르는 일단 무조건 집주변 나무부터 도끼로 까고 보는 게 국룰이다.
야밤이 되어서야 주변 평탄화(?) 작업이 완료. 도끼는 내구도가 닳아 부러졌다.
'젤터'는 노동과 제작 중심의 게임이다. 간단한 가공은 맨손으로도 가능하며,
작업대에선 보다 복잡한 형태의 물건을, 화톳불에선 구운 요리를 만드는 식이다.
여기서 첫 난관에 봉착했는데, 도끼를 만들려면 돌이 필요하다. 돌을 얻으려면 도끼가 필요하고.
어쩔 수 없으니 기본 제공된 리볼버와 총알 20개로 무장하고 돌을 찾으러 나가본다.
밤은 어둡고 좀비의 움직임도 활발해진다. 불을 밝히려면 나중에 횃불을 제작해야 한다.
정 안되겠으면 꼭 셸터로 복귀할 필요 없이,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소파에 눕자.
날이 밝으니 한결 시야가 확보된다. 집안은 여러 가구가 훌륭하게 구현되어 있다.
참고로 마을에는 돌이 별로 없다. 그렇게 기념비적인 좀비와의 첫 조우가 먼저 이루어졌다.
마우스 왼클릭은 사격, 오른클릭은 덤블링이다. 총성의 박력과 타격감이 아주 만족스럽다.
길거리는 이런 느낌으로 꾸며졌다. 나중에 알았지만, 어차피 다 부숴야 한다.
도끼가 없는 관계로, 일단 리볼버로 가구를 부숴서 파밍을 해보았다.
문제는 총기처럼 시끄러운 무기를 사용할 경우, 근처 좀비들에게 어그로가 끌린다는 것.
갸아아아아아아악- 꺼져어어어어어어어-
… …
세이브도 해두지 않았다. 요즘은 다 자동이라 방심했다.
결국 다시 시작, 이번에는 돌부터 얼른 확보한다.
인벤토리도 이제야 열여봤다. 캐릭터 스탯이 존재하고 의상에도 옵션이 붙었다.
음, 하얀색이군. #후방주의 #엄빠주의
좀비 사냥의 유혹을 잠시 접어두고 착실하게 테크 올리는 중.
보다 상위 테크로 올라가려면 나무, 돌로는 어렵고 철괴를 만들어야 한다.
철조각은 별 거 없다. 그냥 지나가다 보이는 대로 모조리 파.괘.한.다.
이때부터 차량은 철조각, 쓰레기통은 플라스틱, 의류함은 천조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철조각을 화로에서 철괴로 바꾸고, 작업대를 증설하면 본격적인 산업혁명이 시작된다.
보다시피 인벤토리가 심하게 작아서 추가로 보관함도 만들어주었다.
픽셀아트는 초반에 많이 봐두자. 그 후에는 전부 해체하여 자원으로 써먹어야 한다.
차량은 훌륭한 철조각 공급원이며, 주차장은 광산이나 다름 없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방 한 켠에 어린이가 있다. 구조해야 하나 다가갔더니,
시끄럽게 울어제끼며 주변 좀비들을 죄 불러모으는 난감한 특수 좀비였다.
갸아아아아악- 제발 조오오오오오옴-
… …
세이브를 생활화하자. 한번의 실수로 게임을 접게 될 수도 있다.
큰 총이 필요하다... X나 큰... X나게 큰 총이 필요해...
소총 제작을 위해 동네 주차장을 거덜내는 중.
보라, 내가 이 천하 제일의 무기를 만들었도다! 내 눈물이 다 흐를 지경이군.
…는 총알까지 만들 철괴가 없다.
그렇게 밤이고 낮이고 주차장을 배회하는 주인공.
확실히 소총을 얻자 이제야 좀비 슈터 같다. 평범한 좀비는 떼로 몰려와도 문제 없다.
힘은 빛을 만든다! 그리고 난 힘찬 기분이 든다!
좀비떼를 쓸어버리고 바지를 하나 주웠다. 완제를 떨구긴 하는구만.
그냥 들어간 집에서 NPC도 만났다. BETA라서 구현되지 않은 줄 알았는데.
동료는 무장시켜서 데리고 다니거나, 셸터에서 재배와 생산을 맡길 수도 있다.
기력이 떨어지면 달리거나 덤블링을 못한다. 이때는 자판기를 부숴서 레드ㅂ… 음료를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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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펀딩이 무서운 시대다. 대규모 자본의 개입 없이 뭇 게이머가 십시일반으로 가능성 있는 게임을 길러낸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정성스레 물을 준 곳에서 썩은 싹이 자라는 악례가 너무 많았다. 개발 일정이 끝도 없이 늘어지거나, 당초 목표에 미달하거나, 전혀 방향성이 다른 결과물을 내놓거나, 최악의 경우 무한정 잠수를 타기도 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말 그대로 투자(Funding)이기에 환불조차 어려워 더 큰 논란을 낳았다.
지원플레이그라운드는 올해 초, 이러한 악조건을 뚫고 '젤터(Zhelter)' 킥스타터 펀딩을 성황리 마무리했다. 최소 목표액으로 설정한 2만 달러(환화 2,460만 원 가량)를 훌쩍 넘겨 6만 6,447달러에 달하는 후원을 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좋은 게임으로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거나, 크라우드 펀딩을 걸러야 할 또 하나의 이유로 남거나 뿐. 그 첫 번째 기준은 당장의 완성도보다, 약속한 일정대로 착실히 개발과 테스트를 이행하느냐가 핵심이었다.
그리고 지원플레이그라운드는 약속을 지켰다. 3월부터 대대적으로 번진 코로나 유행 탓에 개발이 난항이었을 터인데, 예정대로 5월 초 BETA 버전을 배포했다. 비록 100% 완성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좋은 출발인 셈이다. 다만 금번 BETA 버전은 이제 토대를 다진 정도로 정석적인 리뷰는 시기상조라 판단하여, 초반 플레이가 어떤 모습인지만 가볍게 살펴보고자 한다. 본문 내용 외에 ‘젤터’에 대한 정보는 앞서 진행한 인터뷰 기사로 갈음하겠다.
※모든 이미지는 클릭 시 원본 사이즈(1920x1080)로 확대됩니다.
대충 "아직 만드는 중이니 문제가 생겨도 이해해달라~"는 안내문.
24평 투룸에 침대 하나 놓고 사는,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추구하는 주인공.
왼쪽 하단에 보면 피로, 갈증, 허기 게이지가 있다. 개수대에서 물을 마셔주자.
캐릭터나 문의 움직임에서, 픽셀 아트풍 그래픽으로 보이지만 기반은 3D임을 느낄 수 있다.
밖에 나오면 도끼 한 자루와 사과 두 개가 반겨준다. 스페이스바로 획득 가능하다.
이런 장르는 일단 무조건 집주변 나무부터 도끼로 까고 보는 게 국룰이다.
야밤이 되어서야 주변 평탄화(?) 작업이 완료. 도끼는 내구도가 닳아 부러졌다.
'젤터'는 노동과 제작 중심의 게임이다. 간단한 가공은 맨손으로도 가능하며,
작업대에선 보다 복잡한 형태의 물건을, 화톳불에선 구운 요리를 만드는 식이다.
여기서 첫 난관에 봉착했는데, 도끼를 만들려면 돌이 필요하다. 돌을 얻으려면 도끼가 필요하고.
어쩔 수 없으니 기본 제공된 리볼버와 총알 20개로 무장하고 돌을 찾으러 나가본다.
밤은 어둡고 좀비의 움직임도 활발해진다. 불을 밝히려면 나중에 횃불을 제작해야 한다.
정 안되겠으면 꼭 셸터로 복귀할 필요 없이,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소파에 눕자.
날이 밝으니 한결 시야가 확보된다. 집안은 여러 가구가 훌륭하게 구현되어 있다.
참고로 마을에는 돌이 별로 없다. 그렇게 기념비적인 좀비와의 첫 조우가 먼저 이루어졌다.
마우스 왼클릭은 사격, 오른클릭은 덤블링이다. 총성의 박력과 타격감이 아주 만족스럽다.
길거리는 이런 느낌으로 꾸며졌다. 나중에 알았지만, 어차피 다 부숴야 한다.
도끼가 없는 관계로, 일단 리볼버로 가구를 부숴서 파밍을 해보았다.
문제는 총기처럼 시끄러운 무기를 사용할 경우, 근처 좀비들에게 어그로가 끌린다는 것.
갸아아아아아아악- 꺼져어어어어어어어-
… …
세이브도 해두지 않았다. 요즘은 다 자동이라 방심했다.
결국 다시 시작, 이번에는 돌부터 얼른 확보한다.
인벤토리도 이제야 열여봤다. 캐릭터 스탯이 존재하고 의상에도 옵션이 붙었다.
음, 하얀색이군. #후방주의 #엄빠주의
좀비 사냥의 유혹을 잠시 접어두고 착실하게 테크 올리는 중.
보다 상위 테크로 올라가려면 나무, 돌로는 어렵고 철괴를 만들어야 한다.
철조각은 별 거 없다. 그냥 지나가다 보이는 대로 모조리 파.괘.한.다.
이때부터 차량은 철조각, 쓰레기통은 플라스틱, 의류함은 천조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철조각을 화로에서 철괴로 바꾸고, 작업대를 증설하면 본격적인 산업혁명이 시작된다.
보다시피 인벤토리가 심하게 작아서 추가로 보관함도 만들어주었다.
픽셀아트는 초반에 많이 봐두자. 그 후에는 전부 해체하여 자원으로 써먹어야 한다.
차량은 훌륭한 철조각 공급원이며, 주차장은 광산이나 다름 없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방 한 켠에 어린이가 있다. 구조해야 하나 다가갔더니,
시끄럽게 울어제끼며 주변 좀비들을 죄 불러모으는 난감한 특수 좀비였다.
갸아아아아악- 제발 조오오오오오옴-
… …
세이브를 생활화하자. 한번의 실수로 게임을 접게 될 수도 있다.
큰 총이 필요하다... X나 큰... X나게 큰 총이 필요해...
소총 제작을 위해 동네 주차장을 거덜내는 중.
보라, 내가 이 천하 제일의 무기를 만들었도다! 내 눈물이 다 흐를 지경이군.
…는 총알까지 만들 철괴가 없다.
그렇게 밤이고 낮이고 주차장을 배회하는 주인공.
확실히 소총을 얻자 이제야 좀비 슈터 같다. 평범한 좀비는 떼로 몰려와도 문제 없다.
힘은 빛을 만든다! 그리고 난 힘찬 기분이 든다!
좀비떼를 쓸어버리고 바지를 하나 주웠다. 완제를 떨구긴 하는구만.
그냥 들어간 집에서 NPC도 만났다. BETA라서 구현되지 않은 줄 알았는데.
동료는 무장시켜서 데리고 다니거나, 셸터에서 재배와 생산을 맡길 수도 있다.
기력이 떨어지면 달리거나 덤블링을 못한다. 이때는 자판기를 부숴서 레드ㅂ… 음료를 마시자.
HP가 바닥인 관계로, 동료를 데리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셸터까지 도주한다.
참고로 딱히 셸터 근처라고 추격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는 정리가 필요하다.
무사히 합류한 동료에게 잉여 리볼버를 쥐어줬다. 필자의 생존기는 이제부터가 진짜다.
그나저나, 표지에 나왔던 이 고양이는 대체 어디 있는 거지?